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안내견 대신 AI? 시각장애인용 ‘보행 내비게이션’ 등장과 기술 혁신

by 상상천재 2025. 10. 20.

시각 장애인용 `보행 내비게이션`(Glide) 등장으로 안내견의 역할을 일부 대신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아침 출근길, 우리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켜고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사소한 일처럼 느껴지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그 한 걸음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횡단보도의 신호음이 작게 들리거나, 인도 한쪽을 불법 주차된 차량이 막고 있다면 그 길은 ‘위험한 장애물’로 변합니다. 혼자서 이동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외출을 주저하는 시각장애인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는 존재가 바로 안내견입니다. 하지만 안내견 한 마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1~2년의 시간1억 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합니다. 훈련된 안내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은 여전히 ‘혼자 걷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AI)이 안내견의 역할을 일부 대신해 주는 보행 내비게이션 기기 ‘Glide(글라이드)’입니다.


1. AI 보행 내비게이션 ‘Glide’의 기술 사양

Glide는 미국 스타트업 글라이던스(Glideance)가 개발한 시각장애인 보조기기입니다. 지팡이 형태로,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으며 하단에는 두 개의 바퀴가 달려 있습니다. 손잡이를 살짝 밀면 자동으로 전진하고, 내장된 카메라와 센서가 주변 환경을 즉시 인식합니다.

  • 🔹 무게: 약 3.5kg
  • 🔹 길이: 약 1.1m
  • 🔹 탑재 센서: 카메라, 라이다(LiDAR), 초음파 센서
  • 🔹 AI 기능: 전방의 사람, 벽, 계단, 문, 횡단보도 등 실시간 인식
  • 🔹 안내 방식: 음성 지시 또는 진동(햅틱)으로 방향 제시
  • 🔹 배터리: 약 4시간 지속 (충전식)
  • 🔹 가격: 1,499달러(약 210만 원) + 월 30달러(약 4만 원) 구독형 서비스

Glide는 장애물을 감지하면 즉시 멈추거나 방향을 조정하며, 음성으로 “왼쪽으로 이동하세요”, “앞에 계단이 있습니다”와 같은 안내를 제공합니다. 향후에는 Google Maps와 연동되어 사용자가 목적지를 설정하면 경로를 자동 탐색하는 기능도 탑재될 예정입니다.


2. 해외에서의 반응과 실제 사용 후기

Glide는 미국과 영국에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런던 시내의 한 테스트 현장에서는 시각장애인 참가자가 지하철역과 복잡한 횡단보도를 스스로 통과해 관람객들의 박수를 받았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는 “AI가 주변을 대신 인식해 주는 느낌이었다”며 “진동 신호와 음성 안내 덕분에 마치 안내견과 함께 걷는 듯한 안정감을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사람과 부딪히지 않도록 미세하게 조정되는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일부 사용자들은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고, 비포장길이나 계단이 많은 환경에서는 인식률이 다소 떨어진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유사한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WeWALK’은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내비게이션을 제공하고, 일본의 ‘AI 스마트 지팡이’는 손잡이에 진동을 통해 장애물을 알립니다. 이처럼 시각장애인 보행보조 기술은 이제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3. 한국 내 적용 가능성과 과제

한국의 보행 환경은 좁은 인도, 훼손된 점자블록, 불법 주차 등으로 인해 AI가 인식하기 까다로운 조건이 많습니다. 따라서 국내 도입 시에는 단순한 장애물 감지만이 아니라 도로 환경 인식, 비·눈·야간 상황 대응력 등이 함께 개선되어야 합니다.

현재 정부는 보조공학기기 지원사업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과 이동권 강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향후 Glide와 같은 AI 보행 내비게이션도 이 지원 품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미 스마트 횡단보도, 음성 비콘, 점자블록 센서 시스템 등을 도입해 AI 보행보조 기술과의 융합 가능성도 검토 중입니다.

다만, 가격 부담과 국내 인증 절차, 유지보수 체계가 아직 부족한 점은 해결 과제로 남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제품을 들여오는 수준이 아니라 한국의 환경에 맞게 현지화하고, 사용자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4. 기술이 확장하는 ‘자유의 보폭’

AI 보행 내비게이션은 안내견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의 두려운 발걸음을 다시 세상 밖으로 내딛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술이 사람의 한계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갈 자유’를 넓혀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AI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장애인의 눈이 되고, 귀가 되고,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이 아닐까요?

보행 내비게이션 Glide — 이제 기술이 사람의 자유를 안내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