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까지만 해도 잘 뛰어놀던 아이가 오늘은 다리가 아프다며 걷지 않으려고 해요.”
처음에는 물놀이를 오래 해서 피곤한가 싶을 수 있습니다. 발바닥에 생긴 물집이 아파서 걷기 싫어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열이 나고 입안이 아프다며 음식을 거부하더니 손과 발에 붉은 발진과 물집까지 나타난다면 수족구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여름에는 영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결과, 수족구병 의심 환자 비율은 최근 12주 동안 약 33배 증가했으며, 특히 0~6세 영유아에서 높은 발생 수준을 보였습니다.
수족구병은 대부분 7~10일 정도 지나면 회복되지만, 드물게 뇌염·뇌수막염·급성이완성마비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갑자기 걷지 못하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단순한 피로나 물집 통증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1. 최근 12주 동안 약 33배 증가한 수족구병
2026년 수족구병 의심 환자 비율은 19주 차 외래환자 1,000명당 1.1명에서 30주 차에는 36.1명으로 늘었습니다. 약 12주 만에 33배가량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0~6세 영유아에서는 외래환자 1,000명당 48.3명으로 집계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33배 증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수치가 아니라 올해 19주차와 30주 차를 비교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수족구병은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아지는 5월부터 증가해 여름과 초가을에 유행합니다. 폭염을 피해 가족들이 수영장이나 실내 물놀이장, 키즈카페 등에 모이면서 아이들 사이의 접촉이 많아지는 것도 전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물놀이 자체가 수족구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에서 감염된 아이의 침이나 콧물, 물집의 진물, 대변 등에 오염된 손과 물건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감염된 사람의 침과 콧물
· 기침이나 재채기에서 나온 분비물
· 피부 물집에서 나온 진물
· 대변에 포함된 바이러스
· 바이러스가 묻은 장난감과 문손잡이
· 수건이나 식기 등 공용 물품
어린아이들은 장난감을 함께 사용하고 손을 자주 입에 넣기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키즈카페 등에서 감염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2. 처음에는 감기처럼 시작될 수 있습니다
수족구병 초기에는 열이 나고 목이 아프며 식욕이 떨어지는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갑자기 보채거나 평소보다 축 처지고, 음식을 먹지 않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이후 발열이 시작된 지 1~2일 정도 지나면서 입안과 손, 발 등에 특징적인 발진과 물집이 나타납니다.
· 갑작스러운 발열
· 목 통증과 식욕 저하
· 평소보다 심한 보챔과 피로감
· 혀·잇몸·입천장·볼 안쪽의 물집과 궤양
· 손바닥과 발바닥의 붉은 발진 또는 물집
· 경우에 따라 엉덩이와 무릎 주변에 나타나는 발진
· 구토나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
특히 입안에 생긴 물집과 궤양은 통증이 심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밥을 먹지 못하는 것은 물론 물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주의해야 할 문제 중 하나가 탈수입니다.
아이가 물을 거의 마시지 못하거나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입술과 입안이 마르며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뜨겁거나 맵고 짠 음식, 신맛이 강한 과일과 주스는 입안의 통증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차갑거나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먹이고, 죽이나 부드러운 음식처럼 삼키기 편한 음식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구내염이나 수두와 어떻게 다를까요?
아이 입안에 물집이 생기면 먼저 구내염을 떠올리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반대로 몸에 발진이 퍼지면 수두가 아닌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발생 부위와 양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구분 | 주요 특징 | 주요 발생 부위 |
|---|---|---|
| 수족구병 | 발열 후 입안과 손·발에 발진 또는 물집이 나타남 | 입안, 손바닥, 발바닥, 엉덩이 등 |
| 구내염 | 입안의 궤양과 통증이 중심이며 손발 발진은 보통 없음 | 혀, 잇몸, 입술 안쪽, 볼 안쪽 등 |
| 수두 | 가려운 물집이 몸통에서 시작해 얼굴과 팔다리 등으로 퍼질 수 있음 | 몸통, 얼굴, 두피, 팔다리 등 전신 |
다만 발진의 모양과 나타나는 부위는 아이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통해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잘 걷던 아이가 갑자기 못 걷는다면?
수족구병을 앓던 아이가 갑자기 걷지 않으려고 하면 먼저 발바닥의 물집과 통증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물집 때문에 발을 딛기 힘들거나 몸살로 근육이 아파 걷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평소 잘 걷던 아이가 갑자기 비틀거리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고, 서 있지 못하거나 계속 넘어지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상황이 다릅니다.
수족구병의 매우 드문 신경계 합병증인 급성이완성마비 가능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급성이완성마비는 정상적으로 움직이던 아이의 팔이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입니다. 한쪽 팔이나 다리에만 나타날 수도 있고, 양쪽 다리에서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족구병을 앓던 소아 환자에게서 이러한 신경계 합병증이 연이어 확인되면서 의료계가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잘 걷던 아이가 갑자기 비틀거리는 경우
· 혼자 서지 못하거나 자꾸 넘어지는 경우
· 한쪽 또는 양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우
· 팔이나 다리를 평소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
· 심한 두통과 반복적인 구토가 나타나는 경우
· 아이가 지나치게 처지거나 의식이 흐려 보이는 경우
· 경련이 발생하거나 호흡이 불편해 보이는 경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집에서 경과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의식 저하나 경련, 호흡 이상, 갑작스러운 마비 증상이 있다면 응급실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신경계 합병증은 매우 드뭅니다. 수족구병에 걸린 모든 아이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지나치게 불안해하기보다는 아이의 상태와 움직임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열이 내렸다고 바로 어린이집에 보내도 될까요?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의 열이 내리면 바로 어린이집에 보내도 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질병관리청의 수족구병 관리지침에 따르면 발열이 없고 수포가 마른 뒤에 등교나 등원을 재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해열제를 먹고 일시적으로 열이 내려간 상태이거나, 물집에 진물이 남아 있고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단체생활을 쉬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해열제를 먹지 않은 상태에서도 열이 없는가?
· 손과 발의 수포가 마른 상태인가?
· 물과 음식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는가?
· 평소처럼 움직일 정도로 컨디션이 회복됐는가?
·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별도 복귀 기준은 없는가?
수포가 마르고 증상이 회복된 뒤에도 대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상당 기간 배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등원 후에도 기저귀를 갈거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는 손을 더욱 꼼꼼하게 씻어야 합니다.
아이가 아직 기운이 없거나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복귀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하루 이틀 더 쉬면서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6. 수족구병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수족구병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항생제로 치료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치료제가 있는 질환도 아니어서 열과 통증을 줄이고 탈수를 막는 대증치료가 중심입니다.
아이에게 열이나 통증이 있다면 의료진이나 약사의 안내에 따라 연령과 체중에 맞는 해열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임의로 여러 해열제를 섞어 먹이거나 성인용 약을 나누어 먹여서는 안 됩니다.
또한 입안 통증이 심하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이기보다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스피린은 소아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임의로 먹여서는 안 됩니다.
물집은 일부러 터뜨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집을 터뜨리면 피부에 2차 세균감염이 생길 수 있고, 진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주변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7. 가정과 물놀이 시설에서 지켜야 할 예방법
현재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족구병 예방백신은 없습니다. 따라서 손 씻기와 환경 소독, 감염된 아이의 단체생활 자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수영장이나 키즈카페에 가는 장면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아이는 물놀이 도구를 친구와 바꿔 사용하고, 난간과 문손잡이를 만진 손으로 간식을 집어 먹을 수 있습니다.
이때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가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놀이를 마친 뒤에는 단순히 몸에 묻은 물만 닦기보다 비누를 사용해 손을 깨끗하게 씻겨야 합니다.
· 외출 후와 식사 전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 기저귀를 교체한 뒤 반드시 손 씻기
· 아이가 자주 만지는 장난감과 문손잡이 소독하기
· 수건과 컵, 식기 등을 가족끼리 함께 사용하지 않기
·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 증상이 있는 동안 어린이집·유치원·문화센터 이용하지 않기
· 수포가 마르기 전에는 수영장과 단체 물놀이 피하기
수족구병은 전염력이 강해 형제자매에게도 쉽게 옮겨갈 수 있습니다. 감염된 아이를 돌본 뒤에는 부모도 손을 꼼꼼히 씻고, 수건과 식기 등을 가능한 한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수족구병은 손과 발, 입안에 물집이 나타나는 영유아 감염병으로 대부분 7~10일 안에 회복됩니다.
하지만 입안 통증 때문에 물을 마시지 못하면 탈수가 생길 수 있고, 매우 드물게 뇌염이나 뇌수막염, 급성이완성마비 같은 신경계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잘 걷던 아이가 갑자기 비틀거리거나 서지 못하고, 한쪽 또는 양쪽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걷지 못하거나 반복적인 구토, 심한 두통, 경련,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물놀이 자체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사람이 많은 시설을 이용한 뒤에는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수족구병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수영장 등 단체생활을 쉬게 하는 것이 아이와 주변 친구들을 함께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수족구병 자주 묻는 질문 Q&A
Q1. 수족구병은 어른도 걸릴 수 있나요?
네. 성인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발열과 인후통, 손발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이 없어도 아이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어 손 위생이 중요합니다.
Q2. 수족구병에 걸리면 항생제를 먹어야 하나요?
수족구병은 바이러스 감염이므로 항생제가 바이러스를 치료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별도의 세균감염이 확인된 경우에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Q3. 수족구병 물집을 터뜨려도 되나요?
물집은 일부러 터뜨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터진 부위에 2차 세균감염이 생길 수 있고 진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깨끗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Q4. 형제자매가 있으면 반드시 옮나요?
반드시 감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염력이 강해 함께 생활하는 가족에게 옮겨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건과 식기를 분리하고 장난감과 손잡이를 자주 소독하며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Q5. 열만 내리면 어린이집에 보내도 되나요?
열이 내린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해열제를 먹지 않은 상태에서 발열이 없고 수포가 마른 뒤 복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이의 식사와 활동 상태가 회복됐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6. 수족구병은 한 번 걸리면 다시 안 걸리나요?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 번 앓았더라도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의해 다시 감염될 수 있습니다.
Q7. 물놀이를 하면 수족구병에 걸리나요?
물놀이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다만 수영장이나 실내 물놀이 시설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가까운 접촉과 공용 물품 사용이 많아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입니다. 아이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진단과 치료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상 증상이 있으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으시기 바랍니다.
자료 참고: 질병관리청 수족구병 표본감시 및 엔테로바이러스감염증·수족구병 관리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