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지방간 의심’이라는 문구를 발견하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별다른 증상이 없고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도 듣지 않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방간은 술뿐만 아니라 복부비만,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혈당과 중성지방 증가 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최근 지방간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생토마토와 토마토소스를 꾸준히 섭취하게 한 연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6주 동안 토마토를 섭취한 사람들에게서 간에 쌓인 지방을 보여주는 지표가 비교군보다 더 많이 감소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토마토를 얼마나 먹었을까요? 또 ‘토마토를 먹으면 지방간이 치료된다’고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요?
연구 결과와 함께 지방간이 있을 때 토마토를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살펴보겠습니다.
1. 술을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방간은 간세포 안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를 말합니다.
과거에는 술을 많이 마셔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주로 구분했습니다.
최근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ASLD)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비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점을 반영한 명칭입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된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 배달 음식과 가공식품을 자주 먹는다
- 단 음료나 달콤한 커피를 즐겨 마신다
- 빵, 과자, 면류를 자주 먹는다
- 저녁을 늦게 먹거나 야식을 즐긴다
- 운동량이 적고 오래 앉아 생활한다
- 체중은 정상이지만 배만 나온 편이다
- 혈당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
예를 들어 50대 직장인 A 씨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침을 자주 거르고, 점심은 외식으로 해결하며, 저녁에는 늦은 시간에 많은 양을 먹습니다. 중간중간 달콤한 커피와 빵도 자주 먹습니다.
체중은 크게 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건강검진에서는 복부비만, 중성지방 증가, 지방간 소견이 함께 발견될 수 있습니다.
체중, 허리둘레, 혈당, 중성지방, 식습관과 활동량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2. 매일 생토마토 200g과 토마토소스 50g을 먹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탈리아에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이 있는 성인 7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참가자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어 6주 동안 서로 다른 식단을 유지했습니다.
| 구분 | 인원 | 6주 동안의 식단 |
|---|---|---|
| 토마토 섭취군 | 42명 | 생토마토 200g+토마토소스 50g |
| 비교군 | 37명 | 토마토를 제외한 식단 |
생토마토 200g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중간 크기 토마토 1~2개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별도의 강도 높은 운동이나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생활방식을 유지하면서 토마토 섭취 여부에 따른 변화를 비교했습니다.
3. 6주 후 간 지방 지표의 감소 폭이 더 컸습니다
6주 후 두 집단 모두 간 지방을 나타내는 수치가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토마토를 먹은 집단에서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 구분 | CAP 수치의 중간 감소 폭 |
|---|---|
| 토마토 섭취군 | 35dB/m 감소 |
| 비교군 | 18dB/m 감소 |
CAP는 간에 쌓인 지방의 정도를 초음파 기반 검사로 간접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여러 조건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토마토 섭취군의 감소 폭은 비교군보다 유의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참가자들의 체중과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전체 체지방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4. 생토마토와 토마토소스를 함께 먹은 이유
토마토에는 붉은색을 내는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이 들어 있습니다.
라이코펜은 체내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줄이고 지방 대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성분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토마토에는 라이코펜 외에도 비타민C, 비타민E, 엽산, 칼륨, 식이섬유와 여러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생토마토와 익힌 토마토의 차이
- 생토마토: 수분, 비타민C, 식이섬유를 섭취하기 좋습니다.
- 익힌 토마토: 가열하고 으깨는 과정에서 라이코펜을 흡수하기 쉬워질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 고집하기보다는 생토마토와 익힌 토마토를 식사에 적절히 나누어 활용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라이코펜은 지용성 성분이기 때문에 토마토를 조리할 때 올리브유와 같은 지방을 소량 곁들이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토마토소스와 케첩은 다릅니다
연구에서 제공한 토마토소스를 케첩과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시판 토마토소스와 케첩은 제품에 따라 설탕과 소금이 많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제품을 구입할 때는 다음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토마토 함량이 높은지
- 설탕이나 시럽 등 첨가당이 들어 있는지
- 당류 함량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 나트륨 함량이 높지 않은지
- 크림이나 치즈가 많이 들어간 제품인지
6. ‘토마토가 지방간을 치료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 연구는 토마토 섭취가 간 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도 함께 알아야 합니다.
- 참가자가 79명으로 많지 않았습니다.
- 연구 기간이 6주로 짧았습니다.
- 한 지역의 연구기관에서 진행됐습니다.
- 간 지방을 영상 지표로 간접 평가했습니다.
-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토마토 섭취군에서 간 경직도와 간 섬유화 위험지수, 간 기능 수치, 혈당, 혈중 지질 및 염증 관련 지표는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과만으로 토마토가 이미 진행된 간 섬유화를 회복시키거나 지방간을 치료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 대상도 과도한 음주로 생긴 지방간이 아니라 대사 건강과 관련된 지방간 환자였습니다. 알코올성 지방간에도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식단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식품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7. 지방간이 있다면 이렇게 먹어보세요
토마토를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 매일 식사에 자연스럽게 포함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아침 식사
- 생토마토와 삶은 달걀
- 토마토와 두부
- 통곡물빵과 토마토, 달걀
간식
- 과자나 빵 대신 방울토마토
- 설탕을 뿌리지 않은 생토마토
- 치즈를 소량 곁들인 토마토
점심 또는 저녁
- 토마토와 달걀 볶음
- 양파와 버섯을 넣은 토마토수프
- 생선이나 닭고기에 토마토소스 곁들이기
- 두부와 채소를 넣은 토마토소스 요리
- 토마토를 살짝 익혀 올리브유와 함께 먹기
토마토를 갈아 마실 때 설탕이나 시럽을 넣으면 당류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시판 토마토주스 역시 당류와 나트륨 함량이 제품마다 다르므로 영양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8. 토마토를 많이 먹을 때 주의할 사람
역류성 식도염이나 속쓰림이 있는 경우
토마토는 산도가 있는 식품입니다. 공복에 많은 양을 먹으면 속 쓰림이나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식사 중이나 식사 후에 소량부터 먹는 것이 좋습니다.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토마토에는 칼륨이 들어 있습니다.
신장 기능이 좋지 않아 칼륨 섭취를 제한하고 있다면 토마토를 매일 많이 먹기 전에 의료진이나 영양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고혈압이나 부종이 있는 경우
생토마토 자체보다 시판 토마토소스의 나트륨 함량을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을 위해 선택한 소스가 오히려 당류와 나트륨 섭취를 늘리지 않도록 확인해야 합니다.
9. 토마토를 더하기 전에 먼저 줄여야 할 음식
지방간이 있다고 해서 기존 식습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토마토만 추가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토마토를 매일 챙겨 먹더라도 야식과 술, 단 음료, 과자와 빵을 계속 많이 먹는다면 간으로 들어오는 전체 열량과 당류를 줄이기 어렵습니다.
지방간이 있다면 줄여야 할 음식
- 탄산음료와 가당 커피
- 과일맛 음료와 달콤한 주스
- 과자, 케이크, 달콤한 빵
- 튀김과 기름진 야식
- 잦은 술자리와 과음
반대로 채소, 통곡물, 콩류, 생선, 견과류 등으로 식사의 균형을 맞추고 걷기와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토마토는 좋지 않은 식습관을 없던 일로 만들어주는 특별한 음식이 아닙니다.
10. 지방간을 발견했다면 함께 확인하세요
지방간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단순한 지방 축적을 넘어 간에 염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간 섬유화나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검진 결과에서 확인할 항목
-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 혈압과 허리둘레
- AST, ALT, 감마지티피 등 간 수치
- 평소 음주량과 복용 중인 약
- 간 섬유화 위험 여부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지방간이 없거나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지방간이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토마토만 꾸준히 먹으면 지방간이 없어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간 지방을 보여주는 지표의 감소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토마토가 지방간을 치료한다고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식사량 조절, 체중 관리, 운동, 절주 또는 금주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Q2. 하루에 토마토를 얼마나 먹었나요?
연구 참가자들은 6주 동안 매일 생토마토 200g과 토마토소스 50g을 섭취했습니다.
생토마토 200g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중간 크기 토마토 약 1~2개에 해당합니다.
Q3. 생토마토와 익힌 토마토 중 어느 것이 더 좋나요?
두 가지를 적절히 나누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생토마토는 수분과 비타민C, 식이섬유 섭취에 좋고, 익힌 토마토는 라이코펜을 흡수하기 쉬운 형태로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4. 케첩으로 대신해도 되나요?
권장하기 어렵습니다. 케첩에는 제품에 따라 설탕과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토마토소스를 선택할 때는 토마토 함량이 높고 첨가당과 나트륨이 적은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5. 토마토주스를 마셔도 되나요?
설탕이나 시럽이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이라면 식단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토마토를 통째로 먹는 것보다 식이섬유 섭취량이 줄거나 빠르게 많은 양을 마시게 될 수 있으므로 당류와 나트륨 함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Q6. 술로 생긴 지방간에도 도움이 되나요?
이번 연구는 대사 건강과 관련된 지방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따라서 알코올성 지방간에 같은 결과를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음주로 인한 지방간은 무엇보다 음주량을 줄이거나 금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7. 간 수치가 정상이면 지방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나요?
간 수치가 정상이어도 지방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소견이 나왔다면 혈당과 중성지방, 허리둘레, 음주량 및 간 섬유화 위험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연구에서는 지방간이 있는 성인이 6주 동안 매일 생토마토 200g과 토마토소스 50g을 섭취했을 때 간 지방을 나타내는 지표가 비교군보다 더 많이 감소했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이라는 점에서는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다만 참가자 수가 적고 연구 기간도 짧기 때문에 토마토의 지방간 치료 효과가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늘부터 야식과 단 음료를 조금 줄이고 아침이나 저녁 식탁에 생토마토 또는 당류와 나트륨이 적은 토마토소스를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식습관 하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음식을 하나씩 늘리고 좋지 않은 습관을 하나씩 줄이는 변화가 쌓이면 간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건강정보 제공을 위한 내용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지방간이나 간 수치 이상이 확인됐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